
스마트폰과 SNS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의 ‘디지털 흔적’은 현실 자산만큼이나 중요한 유산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떠난다면 — 내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구글 계정, 네이버 메일은 어떻게 될까요?
최근 ‘디지털 상속(Digital Legacy)’ 이슈가 뜨거워지며, 사망 후 계정 관리 문제를 둘러싼 법적·윤리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1️⃣ ‘디지털 유산’, 이제는 현실이 된 상속 문제
예전에는 유산이라 하면 집, 예금, 자동차 등 물리적 재산만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의 SNS 게시글, 유튜브 채널, 클라우드 속 사진, 블로그, 이메일, NFT 자산 등도 모두 상속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디지털 유산(Digital Legacy) 이란?
개인이 사망 후에도 온라인상에 남긴 디지털 자산 또는 흔적을 말합니다.
SNS 계정, 사진, 동영상, 이메일, 클라우드 자료, 가상화폐, 온라인 쇼핑 포인트 등까지 포함됩니다.
특히 중·장년층 사이에서도 “내 계정을 누가 정리해줄까?” 하는 검색이 늘고 있습니다.
고령층뿐 아니라 MZ세대 역시 SNS에 자신의 일상과 추억을 남기다 보니,
‘사망 후 계정 처리’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 사망 후 내 계정은 어떻게 될까? 플랫폼별 관리 정책 비교
많은 사람들이 “죽으면 계정이 자동으로 삭제되는 줄”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플랫폼마다 사망자 계정 처리 방식이 천차만별입니다.
| 플랫폼 | 사망자 계정 처리 방식 | 특징 |
|---|---|---|
| 페이스북 (Meta) | ‘기념 계정(Memorialized Account)’ 지정 가능 | 생전 지정한 관리자가 추모 페이지 관리 가능 |
| 인스타그램 | 가족이 사망 증명서 제출 시 ‘추모 계정’ 전환 | 게시물은 유지되지만 로그인 불가 |
| 구글 (Google) | ‘비활성 계정 관리자’ 기능 제공 | 지정한 사람에게 데이터 일부 접근권 부여 가능 |
| 네이버 / 카카오 | 별도 상속 기능은 없음 | 법정상속인이 증빙 서류 제출 시 탈퇴 또는 자료 요청 가능 |
| 애플 (Apple) | ‘Legacy Contact’ 제도 도입 | 사망자 계정 접근을 사전에 지정 가능 |
📌 Tip:
생전에 ‘디지털 상속자’를 설정해 두면, 가족이 당황하지 않고 계정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Inactive Account Manager)’ 에선 계정 비활성화 기간을 지정하고,
이후 데이터 접근 권한을 특정인에게 넘길 수 있습니다.
3️⃣ 디지털 상속 관련 법제화, 어디까지 왔을까?
현재 한국은 ‘디지털 유산 상속’을 명시적으로 다루는 법률이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상속인이라 해도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고인의 계정 접근권을 두고 서비스 제공자와 가족 간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 개인정보보호법 vs 상속법의 충돌
- 개인정보보호법은 “본인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 제공 금지”를 규정합니다.
- 반면 민법은 상속인의 권리로서 재산과 권리를 포괄 상속한다고 봅니다.
이 두 법의 해석이 충돌하면서,
“사망자의 계정 접근은 상속인가, 개인정보 침해인가?”라는 딜레마가 생깁니다.
2025년 현재, 국회에서는 ‘디지털 상속법’ 제정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해당 법안은 고인의 디지털 자산을 ‘상속 대상’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생전 관리·사후 처리 절차를 제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주요 논의 내용 요약
- 사용자의 생전 의사(상속 의지, 삭제 여부) 명문화
- 상속인의 접근 범위 제한
- 개인정보 보호와 상속권 조화
- 플랫폼 사업자의 의무 명시 (사망자 계정 보호, 데이터 전달 절차 등)
이 법이 시행되면, 사망자 계정 접근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지고
가족들이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겪지 않아도 될 전망입니다.
4️⃣ 내가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디지털 유언장’ 📂
법이 완전히 정비되기 전이라도, 개인이 할 수 있는 대비는 충분합니다.
다음의 방법으로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해보세요.
✅ 1. 주요 계정 목록 작성하기
SNS, 이메일, 은행 앱, 클라우드, 구독 서비스 등
자신의 주요 계정 목록을 정리해두세요. (비밀번호는 직접 남기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 2. 플랫폼의 ‘사전 지정 기능’ 활용하기
- 구글: 비활성 계정 관리자 설정
- 애플: Legacy Contact 추가
- 페이스북: 기념 계정 관리인 지정
✅ 3. 디지털 자산 유언장 작성하기
노트나 문서 형태로 “어떤 계정은 삭제, 어떤 것은 유지”처럼
자신의 의사를 명시해두면 가족이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 4. 개인정보 삭제 자동화 서비스 활용
최근에는 ‘사후 계정 정리’ 전문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가입만 해두면, 일정 기간 로그인 이력이 없을 때
자동으로 계정을 삭제하거나 지정된 사람에게 연락을 전송합니다.
5️⃣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윤리: 기억과 망각의 균형 ⚖️
디지털 상속 논의는 단순히 ‘데이터 소유권’을 넘어,
기억과 망각, 사생활과 추모의 경계를 다시 묻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SNS 기록은 그 사람의 삶이자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포함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 “고인의 계정을 남겨야 할까, 지워야 할까?”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
‘생전에 자신의 디지털 흔적을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상속 준비라는 점입니다.
🔍 마무리: 나의 디지털 흔적, 내 의지로 지키기
우리가 남기는 사진, 글, 메시지, 좋아요 하나하나가 모두
‘나의 디지털 자산’이 되는 시대.
이제는 단순히 “비밀번호를 잘 관리하자”를 넘어,
“죽은 뒤 내 계정의 행방까지 책임지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한 줄 요약:
내 계정의 마지막을 남이 결정하지 않게 하려면,
지금 바로 ‘디지털 상속’ 준비를 시작해야 합니다.